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린다. 오늘부터 장마라는 뉴스를 본지 보름은 된 것 같은데, 정작 비 온 날은 며칠 되지 않는다.
장마에 관한 어떤 인디 가수의 노래가 생각나서 십 수년 만에 들었다. 이십 년 전, 이 가수의 노래에 얽혀 일어났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. 우연과 우연이 겹쳐 바람이 이루어 졌지만, 난 그것을 지속시킬 능력도 없었고,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. 목적지를 잃고 시작된 표류는 결국 지금껏 지속되었고, 그게 나의 인생이 되었다. 다시 키를 잡아 보려고 애를 쓰기도 했었지만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았고, 조타실 문 밖에 주저 앉은 중년의 알콜 중독자만 남았다.
그 때에는 오히려 세련되게 느껴졌을 이 앨범의 lo-fi한 음색이, 상처난 필름 같은 내 기억들과 머릿속에서 얽혀 시신경을 짓누른다.